차마 옮기기 뭣하지만 만화가가 왜 이리 글을 잘쓰냐는 소리를 들었다. 기쁘면서도 슬펐다. 기쁜 건 글쓰기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고 슬픈 건 만화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머물러 있구나 싶어서다. 만화는 제 9의 예술로 불린다. 회화, 문학, 음악, 무용, 건축, 연극, 영화보다 출발이 늦다. 근대, 신문 지면을 통해 탄생했다. 한 컷으로 비틀린 현실을 고발했고 연속된 컷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람들은 만화를 보기 위해 신문이 배달되기를 기다렸다. 신문 만화는 출판 만화로 확장되었다. 호흡도 점차 길어져 짧게는 한 권, 두 권, 세 권, 길게는 몇십권에 이르도록 이야기가 끝이 나지 않았다. 100권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 가판대와 대본소 그리고 서점을 통해 유통되었다. 만화 왕국인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편의점이 독자와 만나는 주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 편의점 어딜 가더라도 만화책들과 만화 잡지들이 비치되어 있다. 90년대 말은 한국 만화의 위기였다. 대본소 만화는 하루 한 권 출간이란 뜻의 '일간 만화'라 불리며 추락을 거듭했고 일본 문화의 개방과 더불어 일본 만화가 쏟아져 들어왔다. 아니 일본 문화 개방